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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 24.10.15) 녹유선-청화백자-무녀 도용....진귀한 중국 유물 다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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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9
  • 작성일24-10-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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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갤러리, 10월 17~24일 제9외 중국문화유산 온라인 경매....41점 출품

 

배 모형의 도자기 ‘녹유선(綠釉船)’이 이채롭게 다가온다. 녹유(綠釉)는 도기의 표면에 납유를 발라 불에 구워낸 유약을 말한다. 선상에 지어진 기와집 지붕에는 새 한 마리가 콧노래를 부른다. 아마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이 아닌가 싶다. 창문틀 사이로 밖을 내다보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선두의 선장과 선미에 있는  돛을 차지게 형상화했다.  중국 한나라 시대 왕실 문화와 우수한 선박 제조 기술, 항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진귀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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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시대 제작된  도자기 '녹유선'  .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녹유선을 비롯해 원나라 도자기 ‘유리홍 봉황문 유개병’, 당나라 ‘채도무녀용’, 원나라 말경에 제작된 ‘청화 운룡문 완’, 청나라 시대 ‘묘금 요지성모 사각먹’, 호박사자, 장수 복숭아, 박쥐 비연호(코담배) 등 희귀한 중국 도자기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온다.

다보성갤러리가 이달 17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하는 ‘제9회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경매’를 통해서다. 소장가치가 있는 도자기는 물론, 먹(墨), 호박(琥珀), 비연호(鼻煙壺) 등 다양한 분야의 중국 문화유산을 망라했다. 출품작은 모두 41점으로 낮은 추정가 총액만도 수십억원에 달한다.

중국 문화유산 컬렉션에 관심이 있는 애호가들은 물론 도자기 매니아들이 재테크 수탄으로 배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내리며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섬에 따라 아트테크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국제 미술시장에서 중국의 희귀한 작품들의 소장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마켓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골동품 애호가 역시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화유산 투자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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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 시대 제작된  ‘유리홍 봉황문 유개병(釉里红凤凰纹有盖瓶)'                              사진=다보성갤러리 


다보성갤러리는 이번 경매에 원나라 ‘유리홍 봉황문 유개병(釉里红凤凰纹有盖瓶)을 전략상품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투껑이 있는 병 모형의 도자기 복부에 날개를 활짝 편 봉황이 그려진게 진기롭다. 봉황 주변에 전지(纏枝)연꽃문이 눈에 띈다. 전지는 꽃가지가 끊이지 않고 연결된 모습을 뜻한다. 중국 고미술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이 도자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만대(萬代)가 이어진다는 상서로운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송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요 신관 각화 모란문 사계병‘도 새 주인을 찾는다.  도자기 가운데 모란 무늬가 양각으로 새겨졌고, 목과 어깨 사이에는 끈 모양의 귀가 네 개 달려 있는게 흥미롭다. 굽 바닥에는 북송 시기 도자 중 황실과 연관된 도자기에 사용된 '신관(新官)'이란  관지가 새겨져 있다. 경매 입찰은 5000만원부터 시작한다.

명나라 백자 '대명만력년 을묘개원사 오채 군선축수문 개관(大明万历年乙卯开元寺 五彩群仙祝寿纹盖罐)’도 나온다. 구연부와 굽이 넓고 어깨가 부푼 게 특징이다. 개관 몸체에는 오채로 수성(壽星)신과 소나무, 동자 등 군선축수문이 현란하게 책색되어 있다. 수성신은 도교의 복록수삼성(福祿壽三星) 중 하나로 장수를 상징한다. 굽바닥에는 '대명만력년(大明萬曆乙卯年)'과 '개원사(開元寺)'라는 명문이 보인다. 특히 개원사는 738년 당나라 현종이 불교 포교를 위 해 창건한 절로 복건성에서 가장 큰 불교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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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시대 도용 ‘채도무녀용 (彩陶舞女俑)’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무덤에서 출토된 당나라 시대 도용 ‘채도무녀용 (彩陶舞女俑)’도 눈길을 끈다. 높이 39.5cm의 이 도용은 두 손에 빨간 천을 쥐고 고개를 갸우뚱한 채 서 있는 무녀를 형상화했다. 머리에는 꽃이 그려져 있고, 이마 중앙에는 붉은색 미점(眉點)이 있다. 흰색 꽃무늬가 그려진 주황색 옷을 입고 있는 무녀라는 점에서 중국의 음악과 춤을 연구하는데 사료적 가치가 있다는 게 다보성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운룡문이 장식된 그릇‘청화 운룡문 완(元末明初 青花云龙纹碗)’은 130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하고. 원나라 청백자 ‘철반계수주자(铁斑鸡首执壶)’, 청나라 ‘청화유리홍 인물문 병(清康熙 青花釉里红人物纹瓶)’,‘대아재영경장춘 분채 연지어문 천구병’, 용이 그려진 작은 항아리‘묘금 용문 쌍이소호(描金龙纹双耳小壶)’, 연꽃을 들고 서 있는 나한 두 명이 새겨진 사각 먹‘묘금 요지성모 사각먹 (描金瑶池圣母墨), 사자 모양의 호박 조각상, 백자 비연호 등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 입찰대에 오른다.

출품작들은 경매기간 동안 다보성갤러리 4층에서 무료로 만나 볼 수 있다. 다보성갤러리는 반세기 동안 국내외 문화유산을 수집해 국제시장에 유통해온 국내 최대 고미술화랑이다. 특히 국공립박물관 및 국내 유수의 사립박물관에 보급하며 보존과 향유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올해 말에 20~30점의 진귀한 중국 유물들을 엄선해서 오프라인 경매도 진행할 예정”이라며“문화 애호가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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