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0.04.05) 철불좌상·백자 항아리·책가도 병풍…봄날, 古미술 향기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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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12-0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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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좁고 어깨는 넓으며 밑이 홀쭉하게 생긴 매병(梅甁)은 12세기부터 청자, 백자, 분청 등으로 만들어졌다. 문양과 기법도 다양했다. 음각·상감·철화·철채(鐵彩) 등의 기법으로 연꽃·모란·국화·구름·학·매화·대나무·포도·당초·버드나무·물새 등 다양한 대상을 그려넣었다.
그런데 이 매병은 특이하다. 어깨와 몸체 상단까지 인화문(印花紋)으로 채워넣고 앞쪽에는 사람 얼굴을, 뒤쪽에는 머리카락 같은 것을 백상감으로 새겨넣었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코는 우뚝하며, 입은 윗니와 아랫니를 활짝 드러낸 모습이다. 해학적으로 표현된 얼굴이 신라 와당(瓦當)의 인면문(人面紋)과 비슷하다.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의 국내 최대 고미술 전문 화랑인 다보성갤러리가 6일 개막하는 고미술 특별전 ‘봄, 옛 향기에 취하다’에서 공개하는 ‘분청자상감인면문매병’이다.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사람 얼굴을 넣은 도자기는 흔치 않아 귀중한 유물로 평가된다.
이번 특별전에는 이 매병을 비롯한 금속·도자기 유물 300여 점과 궁중채색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가도 8폭 병풍 등 서화 70여 점, 궁중에서 사용했던 주칠 3층 책장 등 고가구와 민속품 120점 등 500여 점이 전시된다. 갤러리 1층과 2층의 바닥 전시대는 물론 벽면까지 작품들로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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